
바렌츠해 상공 가른 극초음속 미사일
러시아 국방부가 바렌츠해에서 차세대 극초음속 미사일 ‘지르콘’을 발사하는 장면을 공개하며 나토 동부 전선의 긴장이 다시금 치솟고 있다. 이번 발사는 러시아 북해함대 소속 호위함 ‘애드미럴 골로프코’에서 진행됐으며, 공개된 영상 속 지르콘은 수직에 가깝게 솟구친 뒤 초고속으로 순항하다 표적 상공에서 급강하하며 명중했다.
러시아 당국은 “사거리 1000km, 최고 속도 마하 9를 기록한 미사일이 정확히 목표물을 파괴했다”고 발표하며, 이번 훈련이 전력 과시 성격임을 숨기지 않았다.

지르콘의 위협적 성능
지르콘은 러시아가 수년간 공들여 개발해온 극초음속 준중거리 미사일(MRBM)이다. 일반적인 탄도미사일과 달리 수평 비행과 고도 변경이 가능해 요격이 극히 어렵다. 특히 나토 방공망의 핵심인 패트리엇·사드 체계조차 지르콘의 속도와 기동성 앞에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러시아는 기존 칼리브르, 이스칸데르 체계와 함께 지르콘을 실전 배치할 경우, 서방의 해상 전력과 항공기지에 대한 압도적인 타격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자파드 2025와 연계된 무력 시위
이번 지르콘 발사는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합동으로 진행 중인 대규모 군사훈련 ‘자파드 2025’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자파드는 러시아어로 ‘서쪽’을 뜻하며, 이름 그대로 나토에 맞선 전면전 시나리오 훈련 성격이 강하다.
당초 훈련에는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오레시니크’ 운용이 포함된다고 알려졌으나, 지르콘 같은 극초음속 준중거리 미사일까지 등장하면서 전력 시위의 강도가 한층 높아졌다. 러시아는 훈련 참가 병력을 1만 3000명 미만으로 줄였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훈련 범위와 무기 체계는 서방을 의식한 전면 과시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나토 동부 전선의 긴장 고조
문제는 러시아의 도발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불과 며칠 전 러시아 드론이 폴란드 영공을 침범해 나토 전력에 의해 격추됐고, 이어 루마니아 영공에서는 러시아제 드론이 50분간 체류하며 긴장을 높였다.
여기에 지르콘 발사까지 겹치자, 나토 동부 회원국들은 긴급히 대응 태세를 강화했다. 폴란드는 벨라루스와의 국경에 병력 4만 명을 증강 배치하고 지상 국경을 전면 폐쇄했다.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 역시 벨라루스 방면 영공을 제한하며 러시아의 추가 도발에 대비하고 있다.

서방의 경계와 러시아의 주장
크렘린궁은 “이번 훈련은 정례적이며 특정 국가를 겨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서방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 나토 군사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드론·극초음속 미사일을 연이어 시연하는 것은 단순 훈련이 아니라 나토 방위선을 시험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한다.
특히 지르콘 발사는 단순한 과시를 넘어 서방의 항모 전단과 유럽 내 미군 기지를 직접 위협할 수 있음을 과시하는 전략적 메시지로 풀이된다. 러시아가 국제법적 비난을 의식해 규모를 축소했다는 주장은 사실상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새로운 냉전의 문턱에 선 유럽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단발적 도발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을 경고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이미 서방과 러시아의 관계는 회복 불능 수준에 가까워졌으며, 극초음속 미사일과 드론 같은 신개념 무기체계가 본격적으로 전장에 등장하면서 새로운 군비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나토는 앞으로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최전선 국가의 방공망을 보강하는 동시에, 러시아가 지르콘을 비롯한 극초음속 무기를 실전 배치하는 경우에 대비한 공동 대응 전략 마련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드론 침범에 이어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까지, 러시아의 행동은 결국 유럽을 또 다른 냉전의 문턱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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