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의용대, 고국을 등지고 전장에 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예상치 못한 반전의 결과를 낳았다. 바로 자국 출신 젊은이들이 푸틴 정권에 등을 돌리고 우크라이나 편에 서서 싸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러시아의용대(RDK)’라는 이름 아래 모여 우크라이나군과 함께 러시아군을 상대로 총을 들고 있다.
이들의 공통된 동기는 “푸틴 정권을 끝내야만 러시아가 새로워진다”는 신념이다. RDK는 극우 성향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실제 전선에서 러시아군과 교전하며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바그너 출신에서 의용병으로…화이트의 선택
26세 러시아 청년 ‘화이트’는 전형적인 사례다. 기계공이었던 그는 폭행죄로 복역 중 바그너 그룹에 편입됐다가 우크라이나에 포로로 붙잡혔다. 석방 후 선택지는 자유인이 되는 길과 다시 총을 드는 길이었다. 화이트는 뜻밖에도 후자를 택했다.
2023년 RDK에 합류한 그는 현재 돌격부대를 이끌며 전선에서 작전을 지휘한다. 불과 몇 주 전에도 그의 부대는 16명의 러시아군 포로를 생포했다. “나는 항상 내 이상에 충실하고 싶었다”는 그의 고백은 단순한 탈주가 아니라, 신념에 따른 결단이었다.

다양한 배경, 같은 목적
RDK의 구성원은 단순히 바그너 출신만이 아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출신, 철학을 공부하던 대학생, 마케팅 전문가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이 모였다. 21세 자원병 네이는 어린 시절을 우크라이나에서 보내며 자유와 정의의 가치를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이 권력을 잡는 한 러시아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단언한다. 또 다른 구성원 포르투나는 2017년 우크라이나로 이주한 후 억압적 정권에 환멸을 느끼고 무장을 선택했다. 모스크바 출신 키르는 안정된 직업을 버리고 드론 부대에 합류했으며, 가족에게조차 자신의 행방을 숨긴 채 전투에 나서고 있다.

푸틴 정권과 러시아 사회에 대한 좌절
이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러시아 사회의 무기력이다. 많은 시민이 푸틴 정권을 비판하면서도 실제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 네이는 이를 두고 “말뿐인 비판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했다. 포르투나는 “푸틴 정권은 전쟁 위에 세워졌고 권력을 놓지 않는 한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키르는 “푸틴 개인이 사라진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 체제를 처음부터 재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들의 투쟁은 단순히 전쟁의 승패를 넘어 러시아 사회 전체의 변화를 목표로 한다.

국경 넘어 펼쳐지는 의용대의 작전
RDK는 단순히 우크라이나 영토에서만 싸우지 않는다. 이들은 종종 러시아 국경을 넘어 사보타주 작전을 감행하고 다시 철수한다. 2024년에는 벨고로드와 쿠르스크 접경 지역에 침투해 최대 규모의 국경 침공 작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작전은 국제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러시아 당국은 즉시 RDK를 테러 단체로 지정했다.
하지만 RDK는 위축되지 않고 활동 반경을 넓혀가며 러시아 본토에까지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군 입장에서 귀중한 전략적 자산이 되고 있으며, 국제사회에도 상징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푸틴 몰락까지 싸운다”는 각오
RDK 구성원들은 전쟁이 끝난다고 총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다. 그들의 목표는 단순히 우크라이나 방어가 아니라 푸틴 정권의 몰락이다. 화이트는 “전쟁이 끝나도 푸틴이 쓰러질 때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는 곧 이들의 투쟁이 군사적 차원을 넘어 정치적 혁명과 맞닿아 있음을 의미한다.
그 길은 험난하고, 러시아 사회가 쉽게 변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최소한 이들은 “행동 없는 비판”이 아니라 실제 무기를 들고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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