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지상차량의 새 시대 열다
현대로템이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 2025)에서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 양산형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지난해 같은 전시회에서 선보인 시제품이 초기 검증을 위한 단계였다면, 이번에는 실전 배치가 가능한 완성형을 들고 나온 것이다.
HR-셰르파는 2018년 개발 구상부터 꾸준히 진화해왔으며, 방위사업청의 신속시범획득사업과 다수의 혹독한 현장 시험을 거쳐 실제 전장에서 운용 가능한 수준으로 성숙했다. 방산 전문매체 아미 레커그니션은 “이번 양산형은 단순 시제품을 넘어 전투 준비태세를 갖춘 최종판”이라고 평가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다목적 임무 수행 가능한 첨단 플랫폼
HR-셰르파는 6×6 구동 기반의 전기 무인지상차량으로, 자율주행 기술과 공기 없는 ‘에어리스 타이어’를 적용해 지형 적응력과 생존성을 크게 높였다. 원격사격통제체계(RCWS)가 탑재돼 원거리에서 정밀 사격이 가능하며, 정찰·군수지원·환자 후송·화생방 탐지·화력지원 등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특히 바퀴 내부에 독립 구동 인휠모터를 장착해 바퀴 일부가 손상돼도 기동을 이어갈 수 있어 기존 축 기반 차량보다 효율성이 크다. 모듈형 설계를 채택해 임무에 따라 신속하게 장비를 교체할 수 있으며, 전기 구동 방식은 열 신호를 최소화해 잠복 작전에서 유리하다. 이번 전시된 모델에는 7.62mm 기관총과 전자광학 조준 장치가 장착돼 경계 및 호위 임무에 최적화됐다.
![미래戰 키워드는 '무인'…“드론ㆍ셰르파 전장 누빈다” [르포] - 이투데이](https://img.etoday.co.kr/pto_db/2024/10/600/20241002145407_2084200_1200_880.jpg)
폴란드와의 협력 강화, 유럽 시장 공략 가속화
HR-셰르파가 폴란드에서 공개된 것은 단순한 신제품 전시를 넘어 전략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현대로템은 이미 K2 전차와 K2PL 현지화 모델을 납품하며 폴란드군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번 HR-셰르파 공개는 지상전 무기에서 무인체계로 협력의 폭을 넓히려는 시도이자, 한국 방산이 유럽 시장에서 ‘차세대 지상군 전력 공급자’로 자리잡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폴란드가 러시아 위협에 대응해 방위력 증강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HR-셰르파는 전장에서 병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군수 자동화를 가능하게 하는 최적의 선택지로 평가받고 있다.

NATO 군 현대화와 K-방산의 접점
나토는 최근 무인체계와 로봇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병력 부족 문제와 전장 자동화 과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HR-셰르파는 이러한 나토의 군 현대화 기조와 맞아떨어진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 자율주행과 유무인 복합운용(MUM-T) 개념을 지원해, 전투 현장에서 유인 전차와 무인 차량이 유기적으로 협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는 현대전에서 강조되는 다영역작전(MDO)에도 부합하며, 미군과 유럽 주요국들이 이미 실험 중인 차세대 지상전 운용 개념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다.

기술적 신뢰성과 검증된 운용 경험
HR-셰르파의 또 다른 강점은 이미 한국의 특수 지형에서 신뢰성을 검증받았다는 점이다. 현대로템은 GOP(일반전초)와 비무장지대(DMZ) 같은 첨예한 환경에서 다수의 시험 운용을 실시했고, 혹한과 고온, 습지와 산악 지형 등 다양한 조건에서 성능을 입증했다.
이러한 경험은 단순히 기술적 장점이 아니라, 실제 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다는 실질적 신뢰성을 보여준다. 또한 전기 추진 체계와 인휠모터 방식은 정비 효율성과 유지비 절감에도 기여해, 유럽 각국의 군이 요구하는 ‘총 운용 비용 절감(LCC)’ 요구에도 부합한다.

유럽 무인체계 시장에서의 파급력
현대로템의 HR-셰르파 공개는 유럽 무인 지상차량 시장에서 한국 방산의 존재감을 한층 확대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미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무인체계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으며, 독일·프랑스·에스토니아 등이 앞다투어 무인지상차량 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가격과 납기, 운용 편의성에서 한국 무기는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HR-셰르파 양산형은 단순히 현대로템의 신기술 과시를 넘어, 한국 방산이 유럽에서 새로운 무기 카테고리를 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사례로 기록될 수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