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폴란드 WB그룹, 첫 합작법인 설립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 현지 기업과 손을 잡고 본격적인 현지 생산에 나선다. 3일 한화는 폴란드 최대 민간 방산기업인 WB그룹과 다연장로켓 ‘천무’ 유도탄 현지 생산을 위한 합작 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분은 한화가 51%, WB그룹이 49%를 보유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는 한화가 폴란드에 세우는 첫 현지 합작 법인이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수출 계약을 넘어 현지 생산·운영을 기반으로 하는 장기적 파트너십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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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최대 수입국, 폴란드의 전략적 위치
폴란드는 이미 K-방산의 최대 고객으로 자리잡았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 무기 수출액의 약 46%가 폴란드로 향했다는 수치는 이를 잘 보여준다.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 굵직한 무기 계약에 이어 이번 천무 유도탄 현지 합작 생산까지 더해지면서, 폴란드는 사실상 K-방산의 유럽 전진 기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특히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정학적 위치는 폴란드가 신속히 전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자 한국 무기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이유다.

EU의 ‘방산 블록화’와 현지화 전략
이번 합작의 또 다른 핵심 배경은 유럽연합(EU)의 방산 블록화 정책이다. EU는 2030년까지 약 8000억 유로, 한화로 1200조 원을 투입하는 ‘재무장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그런데 부품의 65% 이상이 EU 역내에서 생산된 경우에만 저리 대출 지원 혜택을 주도록 규정했다.
이는 유럽이 미국·한국 등 외부 수입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방산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한화가 폴란드 현지 기업과 합작 법인을 세운 것은 이 같은 규제 장벽을 뛰어넘기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 역시 “유럽의 진입 장벽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현지화를 통한 맞춤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단독]다연장로켓 '천무', 폴란드에 2조 규모 추가 수출한다|동아일보](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3/11/18/122241168.2.jpg)
천무 유도탄의 현지 생산과 수출 계획
이번 합작 법인을 통해 생산될 무기는 천무 수출형 모델에 탑재되는 사거리 80km급 유도탄(CGR-080)이다. 우선 폴란드군에 우선적으로 공급된 뒤, 이후에는 유럽의 다른 국가로도 수출이 추진된다. 천무는 이미 ‘한국판 하이마스’로 불리며 해외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다양한 탄종을 탑재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현지 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과 납기 신속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 천무 유도탄은 유럽 시장에서 미·독산 무기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유럽 방산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 확대
이번 계약은 단순한 폴란드 공급 계약을 넘어 한국 방산 기업의 유럽 시장 진출 모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미국과 독일 등 전통적인 강자들이 이미 장악한 유럽 시장에서 한국 무기가 존재감을 넓히려면 ‘가격 경쟁력+현지화+기술 신뢰’라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한화는 이번 합작을 통해 세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며, 향후 루마니아·체코·슬로바키아 같은 동유럽 국가들로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글로벌 경쟁 구도 속 한국의 선택
현재 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방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EU의 역내 생산 중심 정책은 비유럽 기업들에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화의 현지 합작 법인 설립은 이런 불리한 조건을 정면으로 돌파한 사례다. 미국·독일·프랑스 같은 기존 방산 강국들과 경쟁하면서도, 한국은 ‘빠른 납기와 패키지형 지원’을 무기로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고 있다. 결국 이번 합작은 한국 방산의 글로벌 전략 변화와 유럽 시장 공략의 전환점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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